Hobby/Else

[교토-오사카 여행] 교토 2일차(240718)

Waltwaez 2024. 7. 24. 18:26

출발 전에 세운 2일차에 볼 장소는 아래와 같았다.

  • 후시미이나리
  • 닌텐도 본사
  • 은각사
  • 기요미즈데라

특히 후시미이나리는 사람이 없을 새벽에 가서 고요한 느낌을 즐겨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어림도 없었죠?

 

 

아침 7시 반에 숙소를 나왔다.

일반적으로 다들 등교하거나 출근할 시간대이기 때문에,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며 교토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라고 해봤자 정말 등교/출근하는 모습이었지만, 특기할 만한 건 확실히 일본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많이 탄다.

특히 교복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여학생도 많았는데,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던 것 같아서 신기했다.

 

게이한 선을 타고 후시미이나리 역에 도착했다.

 

이 때가 이미 8시 반이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길로 올라가면

이런 느낌으로 사찰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사실상 후시미이나리로 오는 이유인 센본도리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센본도리로 뒤덮인 길이 매우 길다. 굳이 모든 곳을 둘러볼 필요는 없었다. 등산로니까 체력도 많이 빠진다.

그리고 애초에 계획했던 "고요한" 후시미이나리를 보기에 9시는 많이 늦었던 것 같다. 사람이 많음.

 

 

올라가다가 대충 이런 풍경이 보이는 전망대?까지만 찍고, 다시 하산했다.

 

아래는 하산하면서 찍은 사진들.

옆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이 구간만 2개의 구간으로 나뉘고, 우측으로 통행하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보통 다른 길로 유도가 되기 때문에 올라가는 입장에서 왼쪽 길은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이 된다.

그나마 여기가 아무도 없는 센본도리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하산 후에는 닌텐도 본사로 향하기로 했다.

식사는 거들 뿐.

이런 거 처음 먹어보는데 처음에 바삭하는 느낌이 아주 당황스러웠다. 사실상 당을 채운 느낌..

 

닌텐도 본사. 뭐 없다. "특징적이다"라고 얘기할 게 없는, 깔끔하지만 너무나 사무적인 느낌의 건물.

여행할 때는 몰랐지만 개발동 건물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게임 덕후들이나 한 번 찍어보고 올 만한 곳이다. 관광을 위한 게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 참고하시오.

 

2일차에는 교통 카드가 갑자기 찍히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정상적으로 찍힌 카드의 신호를 놓친 것 같다.

 

저 닌텐도 건물을 찍먹하고 시치죠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카라스마선 쥬조역에서 이코카를 찍었다. 그런데 카드가 찍혔다는 피드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 왜 안 찍히지;' 이러고 당황하고 있었다. 역무원도 그걸 보고 있었는데 별다른 피드백이 없었어서 그냥 당황한 채로 나왔다.

그래서 다시 게이한선까지 걸어간 다음에 거기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표를 사서 시치죠역으로 이동했다.

 

시치죠역에서의 점심은 라멘이었다. 아침도 대충 때운 탓에 슬슬 배가 고파져서 근처에 보이는 가게 아무 곳이나 찾아 들어갔다. 역 사거리 바로 앞에 있는 라멘집이었음.

첫맛은 약간 느끼하다는 인상이었는데, 먹다보니까 또 괜찮았다. 맛있었음. 본토 라멘을 처음 먹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시치죠역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이동하기 위해 시치죠역으로 내려가 이코카를 찍어도 여전히 안됐다.

 

그래서 역무원한테 물어보니까 "여기는 지하철이 아니다. 쥬조 역에 찍힌 기록이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여기서 처리해줄 수 없냐니까 그건 안된다고 한다.

 

뭐라뭐라 말씀하시긴 했는데, 다 알아듣지는 못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모르는 채로 역을 나왔다. 역무원이 한 말 중에서,"지하철chikatetsu" 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한국인 입장에선 3호선도 지하철이고 경의중앙선도 지하철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여기 사람들은 지하철을 다른 의미로 사용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탑승 기록이 쥬조 역에 있었다면 그 쥬조 역과 이어진 지하철 라인 아무 곳에서나 하차 기록을 찍으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첫날 도착한 교토 역으로 뚜벅이로 갔다. 버스도 안 찍힐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실제로 교토에서 "지하철"로 불릴만한 노선은 카라스마선, 토자이선 2개인 것 같다. 나머지는 그냥 OO선으로 부르는 것 같다. 같은 용어인데도 뉘앙스가 아예 달라서 혼동이 왔던 케이스.

 

교토 역으로 가서 카라스마 선에서 하차를 찍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잘 작동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역무원한테 처리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면 될 걸 굳이 또 승차 티켓을 사서 들어갔다 나왔다. 그래도 이거 해결 못했으면 2일차는 생지옥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차 안 찍혔다고 카드 자체가 먹통이 되면 되나 싶고, 카드를 찍었을 때 피드백 화면도 출구 쪽에 나타나서 처음 이용할 때는 참 알기 어렵게 해놨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어쨌든 여행은 계속된다. 일찍 나온 덕분인지, 그래도 시간은 많이 남았다.

처음에는 은각사의 거리가 다른 관광지와 꽤 차이가 나고 동선도 꼬일 것 같아서 시간이 모자라면 은각사는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왕 교토역에 온 김에 바로 은각사로 향했다.

금각사와 같은 느낌의 티켓이다. 성인 500엔.

교토에 가겠다면 은각사는 매우 추천한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정원도 정말 예쁘다.

이름이 유사해서 금각사와 자주 묶이는데, 금각사는 주요 건물 1개만 있다는 느낌이면 은각사는 정원 자체가 엄청 잘 꾸며져 있다.

 

다음 목적지는 기요미즈데라. 은각사에서 나와 적당히 버스를 타고 내려와 히가시야마 역에서 내린 뒤 걷기로 했다.

일본 버스는 환승이 안되니까 교통비를 아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뚜벅이로 동네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도 너무 더웠다..

후루카와 거리. 햇빛을 피할 수 있어서 들어왔다.
당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라는 경고문이 머리 속에서 뜨고 있어서 보고 지나가기만 함.
마루야마 공원.

여기저기서 스냅샷을 많이 찍고 있었다.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비둘기랑 참새가 하나둘 모여들더라. 밥 주는 사람인 줄 알았나보다.

 

그렇게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지나서

 

기요미즈데라에 도착.

건물도 엄청 이쁘고 사람이 많이 오는 이유도 알겠다. 그런데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기빨렸다.

 

 

돌아다닐 곳은 다 돌아다녔다. 저녁 5시가 다 된 시간이었는데, 남은 시간은 상권 돌아다니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념품을 샀다.

기요미즈데라 정면으로 내려가는 길.
도움을 요청하는 9세대 전기쥐들.. 과 라신반.

규동 체인점인 마츠야에서 저녁 식사. 한국에서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싸다.

 

교토에도 덕질 가게들이 꽤 있었다. 애니메이트도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홍대 AK플라자 5층에. 비슷한 가게가 있었다. 근데 이쪽이 내 취향은 더 많았던 듯.
유희왕이나 포켓몬 카드 등을 취급하는 이런 카드 가게도 일본에는 꽤 많았다.
가챠샵. 일본 가챠샵 규모는 진짜 겁나 컸다.. 우리나라에 있는 것들과는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됐음.

내용만 보면 가장 탐났던 시리즈인데, 개당 거의 1000엔이다. 그런데 키링이 아니어서 어디에 걸어둘 수도 없었고, 저걸 산다고 해도 어디에 어떻게 보관할지가 너무 애매해서 결국 저걸 사지는 않았다. 이건 나중에 오사카 코토부키야에서 걸어둘 수 있는 것들로 샀다.

 

이렇게 교토에서도 적당히 덕질할 가게들을 둘러본 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간식들과 함께.

오사카는 "어딜 가고 싶다!!"하는 뚜렷한 장소가 없었기 때문에, "설렁설렁 일어나서 설렁설렁 출발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2일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