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블로그의 글을 옮겨오는 과정에서 삐꾸가 났다.
일일이 수정하기 귀찮아서 이대로 둔다.
작품을 보고 나서 왓챠피디아에 항상 글을 남기는 편이라서, 이를 참고로 2023년에는 어떤 애니메이션 / 만화를 봤는지 정리해둔다.
별점 기준 (5점 만점)
- 1회차 최대 3.5점 - 2.5점부터는 추천 라인
- 2회차부터는 4점에서 시작
상반기
4명은 각자 거짓말을 한다 (2.5)
개그 애니메이션으로, 지금에 와서는 크게 기억나는 작품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무난하게 봤다.말 그대로 주인공 4명이 각자 품고 있는 거짓말이 있으며, 이를 숨기면서 학교 생활을 하기 위해 애쓰는 게 주요 웃음 포인트.그 와중에 1명은 나머지 캐릭터들의 비밀을 알도록 설정해둔 것도 웃기다.각 등장인물이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점, 1명은 그것들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 등 요소만 놓고 보면 스파이 패밀리와 비슷한 요소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느낌은 많이 다르다.
단간론파 3기 (1.5)
워낙 별로라는 게 알려진 작품이었고, 직접 보니 확실히 별로였다. 그러나 단간 1,2를 했기 때문에 끝까지 달렸다. 이걸 본 다음 게임 단간 V3도 플레이했다.일단 좋았던 건 절망 편 초반부에 나오는 77기의 평화로운 학교 생활, 절망 편의 오프닝, 엔딩 정도.그 외에는... 총체적 난국이었던 듯. 주로 미래기관이 내세우는 것과 하는 짓이 극히 다른 게 납득이 안 갔고,에노시마 쥰코에게 묘사된 능력에 비해 우연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점 또한 그러하며, 세뇌 동영상이라는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쓰이기 쉬운 도구가 나타난 것까지. 당시 내 리뷰에도 성의가 없다라는 기록이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3.5)
- 기존의 산왕전에 송태섭의 이야기를 더 실은 작품이다. 사실, 먼 옛날의 추억이었던 슬램덩크가 또 나온다고 하는데 참을 아재가 있을까?새로 추가된 송태섭의 이야기는 신파적인 요소가 들어갔다는 느낌이라,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슬램덩크의 이야기와는 살짝 궤가 다른 느낌이 있었다. 특히, 비극이 너무 한꺼번에 많이 몰아닥친 느낌.
- 3D 애니메이션은 처음 봤는데, 이런 식의 느낌이면 꽤 괜찮을 것 같다. 작품을 보기 전에 PV로 응애 송태섭이 농구 연습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농구공을 튕기는 리듬감을 구현한 것이 놀라웠다.
- 원작 작가가 애니메이션 감독을 한다길래 걱정을 했다. 아무리 만신이라고 하더라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다른 매체니까. 애니메이션 전문 인력이 괜히 붙는 게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데 기우였다.
- 마지막 몇 분은 진짜 숨 참고 봤다.
빙과 (6화 하차) (2.0)
작화가 정말정말 이쁘다.그러나 위기감이 딱히 없이 전개되다 보니, "이걸 이렇게 설명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슥슥 훑더니 바로 정답을 알았다고 하는 주인공 + 대충 표정만 스윽 보고 "알아냈구나?"하는 패턴이 나랑은 맞지 않는 듯.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 (2.5)
- 작품만 놓고 보면 사이드 캐릭터의 얀데레 기라든가, 뭘 하든 좋게좋게 봐주는 것이나, 호들갑이 전체적으로 좀 있는 등 거부감이 드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여주의 귀여움으로 끝까지 보게 만든다.
- 1기 1화의 작화에 유독 힘을 줬는데, 2화부턴 힘이 좀 빠진다.
- 1기의 오프닝, 엔딩이 이쁘다.
블루 피리어드 (3.0)
- 1화에서 나오는, 타인의 노력과 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한 감동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인상깊었다. 그래서 쭉 보게 됐는데, 이야기 자체가 미대 입시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든 과정에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하는 사람들도 나오지만, 실패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시간도 매우 빠르게 흐른다.
- 미대 입시 자체에서도 주인공의 독백이 쭉 나오는데,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다양한 생각을 볼 수 있었다.
- 표정 작화가 각도에 따라 인상이 아예 달라보이는 경우가 종종 나왔다. 이 작품이 미술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독 신경쓰였다.
- 남정네들끼리 서로 보고 얼굴을 붉히는 묘사가 매우 뭔가뭔가였다.
목소리의 형태 (3.5)
-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작품인 걸로 알고 있다. 좀 지난 리뷰인 만큼 작품 내용과 틀린 부분도 있을지도?개인적으론 남주가 그런 노력을 하게 된 게 본인도 그런 일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당하지 않았다면 안 배웠을 것 아니냐?"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사과하기 위해 수화를 단순히 몇 개 외워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준으로 공부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 집단으로부터 외면받는다는 경험이 개인에게 안기는 상처에 대한 묘사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피해자가 받은 상처가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장애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래서 가해자를 용서하기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사죄하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선 또 거대한 트라우마가 오는 느낌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걸 놀이공원 장면에서 잘 보여준 것 같다.
- 방관자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방관은, 괜히 개입했다가 피해자 쪽으로 빨려들어갈까봐 지켜보는 것에 가깝지 않나라는 느낌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예 "나는 착하고 너는 나쁘다"라는 식으로 나와서 더 질이 나쁘다. 심지어 얘는 그냥 어느 순간 세탁되어 있다..
- 저런 감정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서, 쇼코의 연기 또한 와 소리가 나올 만큼 실감났다. 성우님을 찾아보니 하야미 사오리... 이전엔 음색이 특이하다는 느낌 위주로 받았다면, 연기력도 매우 훌륭한 분이구나 라고 정리 완료.
카케구루이 (2.0)
기대한 것과 실제 작품의 인상이 좀 달랐다. 기대한 건 지니어스 마냥 머리싸움하는 느낌이었다면, 실제로 본 건 그냥 이런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였어서.. 정상인인 남주가 제일 거슬리며 내용상으로도 딱히 다음 이야기가 더 기대되지는 않았다.귀여운 구석이 아예 없고 성숙한 성적인 면모를 어필하는 작품은 별로라는 개인적인 취향도 알아갈 수 있는 작품이었다.
스즈메의 문단속 (3.0)
- 3월에 개봉하는 작품이었는데, 전작인 날씨의 아이가 인생작품이라서 2월에 메가박스에서 빨리 봤다.
- 영상이랑 음악은 원래 믿고 보는 감독이다. 그래서 신카이 마코토 작품은 웬만하면 영화관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 음악과 영상의 싱크를 맞추는 것에서 소위 말하는 뽕맛을 채워온 감독인데, 스즈메에서는 그게 없었다. 그래서 하이라이트 지점에서의 임팩트는 가장 덜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타이틀이 나오는 지점의 역동적인 모습도 그렇고 작품이 끝날 때에도 "오..." 하면서 나오는 등 작품이 주는 긴장감은 좋았던 것 같다.
- 이전 작품들에서 지적되어 온 것들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애니메이션 오프닝처럼 곡이 들어간다거나, 갑자기 가벼운 성적인 드립을 치는 등 흐름을 끊는 요소들이 없어졌다.
- 작품 내내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은유가 곳곳에 나오는데, 그것들을 하나하나 알아채는 재미도 좋았다. 그걸 모르고 봤을 때는 '왜 집 위에 배가 올라가 있냐'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내 이것만 소재로 삼을 셈이냐는 비판도 있지만,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 스즈메가 씩씩해서 보기 좋았다. 소타는 오히려 최근의 남자 주인공들 중에선 가장 존재감이 적지 않았나.. 납치된 히로인 포지션이 되어버려서 그런가?
비스타즈 (3.0)
- 매우매우 수상한 작품이죠?하지만 좋은 작품이기도 했다.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 소재, 편집, 대사 등등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이었지만, 2기 끝으로 갈수록 아쉽긴 하다.
- 헷갈리는 지점으로, 일반적인 상식과 이 작품의 세계관 사이의 충돌이 있다. 묘사 상, 초식 동물 간의 교제는 다른 동물이어도 되는 듯 한데, 육식 - 초식 동물 간의 교제는 모두가 이상하게 본다.. 굳이 동물을 그려놓고 너무 인간처럼 묘사하는 지점들도 쉽진 않은데 너무 깊게 생각하면 내 머리만 아파지니 그만하련다.
봇치 더 락! (4.5)
- 사이토 케이이치로 감독은 프리렌이 끝나면 봇치 2기를 해야겠죠? 제발..만화책도 샀고, 블루레이도 샀다.정말 오랜만에 매 화를 보면서 끝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쉬웠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오죽하면 9화까지 보고 1화부터 8화를 다시 달렸다.
- 귀여워야 할 곳에서 귀엽고, 멋있어야 할 곳에서 멋있고, 웃겨야 할 곳에서 웃기다. 작화도 좋고 독특한 연출도 많다. 노래도 오프닝, 엔딩 4개, 앨범 등등 전부 좋다. 아오야마 요시노의 봇치는 봇치 그 자체다. 괜히 많은 사람들이 오매불망 봇치 2기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다.
- 굳이 아쉽다면 한국에 들어온 번역명이 '외톨이 더 록!'이라서 어감도 죽고 뭔 말인지도 모르게 만들어놨다는 게 있겠다. '봇치'도 물론 별명으로 쓰기엔 니지카가 '그런 민감한 곳을..'하는 장면이 있지만.. 그냥 봇치라고 자막에 달고 처음에만 추가 설명을 달아놨어도 되지 않았을까?
귀멸의 칼날: 도공 마을편 (2.5)
- 나한테 귀칼의 최고점은 하현 5 : 루이 전이었던 것 같다. 무한 열차도 그렇게 인상 깊었던 느낌은 아니었고, 유곽 편도 그랬다. 이번 편도 "유포테이블은 진짜 미쳤다"를 제외하면 감상은 비슷했다. 약간 과장 보태면 마지막 화에서 나오는 떡밥이 도공 마을편 전체보다 흥미로웠다. 하지만 유포테이블의 액션을 볼라면 귀칼을 봐야겠지?
- 탄지로의 독백이 몰입을 너무!! 방해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뼈가 부러졌다면서 아무튼 해결함 이러고 계속 싸우는 것도 이게 뭔가 싶었다. 차라리 언급을 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 오니한테 '책임을 져라!!'라는 탄지로의 대사도 실소가 나왔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9기 : 어른 제국의 역습 (3.0)
- 짱구 극장판은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이 많은데, 이 작품은 특히 강하게 왔다.
- 옛날을 그리워하는 감각을 향수로 표현한 게 인상깊었다. 나도 어릴 때를 생각했을 때 생각나는 냄새가 있기도 하다.
- 빌런도 추억에만 집착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계획을 모두 알려주고,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니까 포기한다. 또, 구체적인 배경이 나오지 않았기에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을 투영한 인물이 된 것 같다.
스킵과 로퍼 (3.5)
- 오프닝의 眩しくて~ 眩しくて~ 가 미쳤다.일반적으로 십덕(저도 십덕입니다)과 일반인을 나눌 때 보통 작품의 인지도에 따라 "아 OO는 십덕 아니지~"라는 식으로 농담을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남녀노소 모두 추천해줄 수 있는 작품. 다른 작품보다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은 작품 내내 캐릭터의 생각과 감정을 짚는 지점이 매우 섬세하다는 데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 간에 일어나는 일도 설득력이 있다.
- 미츠미는 완성형 캐릭터에 가깝고, 시마는 오히려 성장형 캐릭터에 가까웠다. 두 주인공 모두 좋은데, 미츠미는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있고, 시마도 고민하는 지점들에서 하나같이 공감이 갔다. 또, 조연들을 다루는 지점들도 괜찮은 작품이다.
- 좀 아쉬운 건, 마지막 화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나면 '이걸 왜 받아주지..'하는 아리송해지는 지점이 있다는 거?
- 고모님의 사연이 궁금해진다. 캐릭터는 멋진 어른 그 자체인데, 작품의 분위기와 따로 노는 듯한 설정이라서.. 성우님의 성별을 알고 나서도 좀 놀라웠음.
이 멋진 세계에 폭염을! (2.0)
분명 메구밍을 조명해주려고 만든 스핀오프일텐데, 메구밍 혐오가 살짝 생기려고 하는 특이한 작품.코노스바 본편을 이해하는 데에 딱히 지장은 없으니 안 보고 넘어가도 무방한 작품이다.뒷부분에서 코노스바의 주연들이 지나가기 시작하는데, 그게 괜히 반갑다. 올해의 3기를 기대하는 중.
최애의 아이 (3.0)
- 5권까지 나왔을 때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애니가 나왔다. 2기가 없다는 동화공방! 하지만 2기도 나온단다.1화를 90분으로 늘린 건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1권에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기승전결을 맞출 수 있는 동시에 4권의 아이돌 활동으로 마무리되는 지점도 맞췄기 때문이다. 특히, 1화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의 자식으로 환생한다"는 역함이 있는 설정으로 인한 이탈을, 한 호흡으로 가져가면서 막을 수 있었을 것 같다.
- 애니메이션화를 하면서, 컬러가 들어가면서 원래 이뻤던 그림이 더 이뻐졌고, 뒷부분에서는 무대 장면도 잘 뽑아냈다.
- 원작을 볼 때도 느꼈던 '아쿠아가 나서면 해결된다'라는 단조로운 전개가, 애니메이션화가 되니까 목소리가 입혀지면서 더 중2스러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카네의 프로파일링 장면은 원작에선 섬뜩했다면, 지금은 터무니없다는 인상이 든다.
2기 내용 중에도 초반 부분이 별로였던 기억이 있는데, 이 부분만 넘기면 준수한 퀄리티로 잘 나올 것 같다.
하반기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Part 2 (3.0)
- 3.0은 어쨌든 재밌게 보긴 해서 준 거지만, 바로 위의 최애의 아이랑 비교하면 또 너무 높은가 싶은 느낌은 있다.Part 1의 마지막 화에서의 충격과 기대감에 비해, 마무리가 너무 아쉽다. 23화까지 보면서 '이거 다 주워담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주워담지 못했다.
- 곁다리가 너무 많다. 등장인물도 너무 많아서, 매주 챙겨보면 "얘가 뭐하는 애였지??"하고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부지기수. 더 문제인 건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느라 진짜 다뤄야 했을 것들은 그냥 지나가버린다는 점에 있다. 뒤로 갈수록 '이게 왜 가능? 이게 왜 가능?' 이런 생각만 들었다. 마지막에 반지 보여주는 거는 '그게 진짜 그런 의미였음???'이었고..
- 그래도 중반부까지는 에어리얼 관련 떡밥으로 흥미진진하게 봤으니 한잔해~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3.5)
- 이 시리즈의 연출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다음 작품은 또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진다.멀티버스와 관련된 설정은 갖다 붙이기 나름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않으려 한다. '어떤 사건이 어떤 일에 해당되는 건가?'를 다루기 시작하면 애매해지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나 '플래시'에 비해 멀티버스로 훨씬 나은 전개를 보여준다.
- 빌런도 매력적이다. 어딘가 나사빠진 캐릭터 같다가, 뒤로 갈수록 무서워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동기가 바뀐 것도 아닌데 말이다.
- 마일스의 선택은 날씨의 아이가 생각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쪽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다른 일이 벌어질 여지도 많고.
아즈망가 대왕 (3.5)
- 옛날에는 투니버스에서 틀어준 이 작품을 중구난방 식으로 봤는데, 라프텔에서 다시 나와서 일본어 더빙 버전으로 봤다.그냥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학교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을 소재로 캐릭터만 던져놨는데, 마지막 화를 보면서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딱히 어떤 캐릭터에 몰입하거나 공감하는 작품도 아닌데 그런 느낌이 든 게 신기했다.
- 더빙은 확실히 한국어냐 일본어냐 보다는 그 작품을 처음에 어떤 언어로 접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즈망가 대왕은 확실히 한국어로 먼저 접한 작품이라 일본어가 더 어색했고, 특히 치요(나라)는 우리나라 더빙이 훨씬 좋다. 오사카(부산댁)는 진짜 초월번역 수준인 거 같고 ㅋㅋ
신 없는 세계의 신 활동 (2.5)
- 훌륭한 성우진과 괴상한 3D와 노골적인 섹드립과 특이한 설정이 어우러진.. 골 때리는 맛으로 보는 재밌었던 작품.편집 때문에 흐름이 뚝뚝 끊긴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떡밥이 흥미로웠기 때문에 계속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5화에서 큰 전환을 한 번 하는 것도 좋다.
- 유키토, 미타마, 로키 정도가 기억에 남는 캐릭터인데, 유키토는 여러 모로 독특한 주인공이고, 미타마는 마스코트이면서도 왜 주인공에게 집착을 하는가?라는 의문이 남아서이다. 마지막으로 로키는 그냥 오가타 메구미의 카리스마로 휘어잡았다. 단간2의 코마에다 나기토와 비슷한 톤으로 연기했는데, 이런 톤이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 마지막 화의 엔딩에서 3D로 화제가 된 트랙터나 괴수가 나오는 걸 보면, 제작진도 자기들의 작품이 어떻게 보이는 지 잘 아는 것 같다. 그런 면도 좋다.
takt op.Destiny (2.5)
- 탁트 오퍼스라고 읽는 듯하다. 같은 IP를 활용한 게임을 먼저 접하고 애니메이션을 봤다.전체적으로 눈이 즐겁다. 몇몇 화에서 흔들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화도 괜찮고 캐릭터 디자인도 미려하다. 색감이 전반적으로 채도가 짙은데 잘 어울린다. 게임에서도 잘 뽑힌 캐릭터 디자인 & 일러스트 및 캐릭터 인터페이스에서 나오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하지만 게임이 가버렸어..
- 하지만 전체적인 설정이.. 페이트 생각이 너무 많이 나면서도 훨씬 얕다. 이 작품이 더 아쉬운 점은, 컨셉이 지휘자와 클래식 음악이라는 것만 알려줬을 뿐, 전투에 관련된 설정이 거의 제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이기면 왜 이기는지, 지면 왜 지는지 그냥 보여주는 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클래식과 전투가 잘 녹아들었다고 말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전투력과 관련한 설정만 제대로 하고 나왔어도 훨씬 나은 작품이 됐을 것 같다.
지옥락 (3.0)
- 분위기가 특이하다. 불교와 도교가 섞였고, 화려하면서도 기괴하다. 개인적으론 '불교가 왕성했던 고려 시대에는 지금보다도 성적으로 개방됐었다'라는 일화가 생각나기도 했다. 빌런으로 나오는 천선의 컨셉도 음양의 조화 얘기가 나오는 순간 딱 이해가 됐다.
- 두 주인공이 모두 내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좋다. 사기리가 겁나 멋있다. 주변 인물들도 개성이 있으면서 팍팍 죽어나간다.
- 막부 시대가 배경인데, 귀로는 '스피드, 버전' 등의 용어가 들려서 이게 시대와 맞는 단어인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기리의 주요 갈등 대상이 시대상이라는 점에서 더 그래보인다.
- 다음 작품들이 나와도 계속 보게 될 듯?
우마무스메 1기 (2.5)
- 전체적으로 별 감정의 요동 없이 본 작품이지만, 사일런스 스즈카 파트는 찡하게 봤다. 실제 말의 이야기를 보면 더 그렇다.
- 그놈의 추월당할 때의 '무리-!'는 이후로도 계속 나오는데 쉽지 않음.
- 우마무스메 관련 특이한 경험으로, 게임을 하기 전에는 "실존하는 경주마 모에화라니 ㅋㅋ 쉽지 않네" 였는데, 게임에서 육성을 몇 번 해보니까 아예 인상이 확 달라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애착의 힘?
우마무스메 2기 (3.5)
- '그냥 게임 홍보용 애니메이션이겠지 ㅋㅋ'에서 이런 감동을 만든다고? 싶었던 미친 작품.이런 이야기들은 '좌절을 극복한 성공 이야기'가 되는데, 어두운 순간이 정말 어둡고, 거기서 토카이 테이오가 내뱉는 말들도 처절하면서 인상깊다. 주위 캐릭터들의 적절한 배치도 매우 좋았던 작품.
- 실제 말인 토카이 테이오의 이야기는 '아리마에서 11착을 하고 부상으로 1년을 쉰 뒤 1착을 했다'라는 정도로만 나무위키에 나와 있는데, 이 사실을 그냥 아는 거랑 이렇게 스토리로 풀어내서 오는 거랑 감동의 깊이와 크기가 다르다. 이런 게 잘 짜여진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 토카이 테이오가 레이스를 할 때 레이스 도중에 승리를 위한 계획을 머리로 그리는 장면이 초반부에 나오는데, 이걸 후반부에서 다시 보여줄 때 '이걸 이렇게 쓴다고?'하면서 울컥했다.
- 사실 중반에 나오는 라이스 샤워도... 흐흑..
말딸을 하지 않을 예정이더라도 우마무스메 2기는 꼭 보는 걸 추천한다.
우마무스메 Road To The Top (3.0)
- 유튜브에 올라온 4화 분량의 애니메이션인데, 짧아서 그런지 전반적인 작화 퀄리티가 매우 좋다. 특히 빛이 들어올 때의 색감이 너무 예쁨.
- 캐릭터들의 서사를 깊게 풀어내기엔 모자란 시간인데, 특히 어드마이어 베가의 이야기는 더 안 와닿았다. '그걸 왜 얘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지?'라는 생각.
- 주역으로 3인방이 나오지만, 마지막 화의 경합에서도 고증을 챙긴 게 인상깊다. 3명이 경합을 하는데, 실제 경주 내용대로 그 중 1명은 이 작품의 주역으로 나오지 않는 캐릭터여서 그게 그대로 작품에 들어가 있다.
(만화책) 헬크 (4.5)
- 라프텔의 댓글에서, 하도 원작이 띵작이라는 댓글이 많길래 e-book으로 봤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3번 봤다. 작가의 팬이 되었다.개그 만화인 것처럼 시작하다가, 갑자기 진지해지더니 진지한 톤으로 결말까지 달리는 작품이다.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개그 같은 걸 보면 개그 요소를 남겨두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의 작품이 된다.
-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이해와 공감,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를 할 줄 아는 주인공들이다.
- 피위가 겁나 귀엽다. 애니로도 잘 뽑혔다.
- OO 레벨 이라는 개념이 나오긴 하지만 없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은 든다. 그래서 그런지 차기작에서는 레벨이란 개념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세계 삼촌 (3.0)
- 서비스신이 좀 있어서 일반인에겐 비추. 그래도 재밌는 작품이다.캐릭터들이 매력적이고, 전개도 잘 비틀어놨다. 주인공인 삼촌이 매력적이고, 엘프 누님도 츤데레의 클래식 같은 느낌. 조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레귤러 캐릭터들이 어필하는 지점이 한 곳씩 있다.
- 이세계의 능력을 지닌 채 돌아오지만,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초반에만 잠깐 나오고 대부분을 이세계로의 과거 회상으로 돌아간다. 이 작품의 좋은 지점을 놓치는 것 같은 아쉬운 느낌. 조카랑 조카 친구는 결국 관객 1, 2가 되어버린다.
- 현실의 시간을 알 수 있는 물건과 매체가 나오고, 삼촌이 이세계에 다녀온 17년 동안의 인식의 간극을 보는 것도 재밌다.
좀100 (2.0)
- 좀비물을 빙자한 블랙기업 탈출기라는 느낌이다. 좀비는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나중에 다시 만난 선임이 더 위협적으로 보였으니까.
- 하지만 어떤 느낌으로 이 작품을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좋았던 진지한 순간이 일부 있지만, 다음 편에 손이 가는 작품은 아니었음.
명일방주 [서리 속의 죽음] (3.0)
- 수많은 아방가르드한 텍스트로 단련되었는지 이 정도면 매우 잘 뽑혔다고 생각한다.게임의 메인 스토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주로 프로스트노바와 패트리어트를 꼽는데, 애니화도 잘 되었다.
- 파우스트, 메피스토와 싸우는 4화는 연출 자체가 너무 어이없게 되었다. 메피스토가 부리는 좀비병이 너무 적었고, 전반적인 연출이 아쉬웠다.
- 한편 파우스트의 퇴장부터 프로스트노바와 싸우는 부분까지는 매우매우 만족스럽게 잘 뽑혔다. 프로스트노바의 압도적인 느낌과, 마지막에 목소리가 갈라지고 쓰러져 퇴장하는 것까지 모두 좋았음.
- 패트리어트 & 탈룰라 전은 아무래도 요스타 픽처스가 블루아카이브 애니메이션을 만든 다음에 나올 것 같아서 이전 텀인 1년보다는 더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만 뽑아줘도 좋다.
우마무스메 3기 (8화에서 하차) (2.0)
키타산 블랙은 G1에서만 7승을 거둔 말인데, 이전의 패턴인 '좌절 -> 극복 및 떡상'을 적용하기엔 너무 강한 말이었다. 구조를 억지로 적용하려다 보니, 목 차이로 간신히 패배한 경기에는 자책하는 모습이 나오지만 승리한 경기는 순식간에 지나가서 갑자기 G1 2승을 달성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좌절이 그렇게 와닿지 않게 된다. 그러니 이야기 전체가 붕 떠버림.
메이드 인 어비스 (3.0)
- 10화가 많이 끔찍하다.아이들이 잔혹한 상황을 해쳐나간다는 점에서 '쓰르라미 울 적에'나 '약속의 네버랜드'가 생각난다. 두 작품과 비교하면 낯선 생태계에 발을 내딛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고, 구현된 세계도 매력적이다.
- 작가가 잡혀가기 전에 작품을 끝내고 가라는 말들이 보이던데, 충분히 공감이 되더라. 위험한 취향이 보인다.
- 리코가 닥돌하는 경향 때문에 스토리의 퀄리티가 깎이는 면이 있다. 민폐 캐릭터라는 인상이 많이 들었는데, 당장 레그가 없으면 1층에서 입구컷 당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든다.
- 나나치 때문에 퍼리에 눈을 뜰 뻔 했다. 미티를 보내주는 장면이 엄청 슬펐다.
- 더 보고 싶은데 다음 내용은 극장판으로 나온 것 같다. 2기로 나온 애니는 그 다음 내용인 것 같아서 더 못 보고 있는 중.
(만화책)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4.5)
- 제목이 제목값을 못하게 된 뒤로는 재미 면에서 내리막길을 탄 작품이지만, 여태까지 봐 온 정으로 끝까지 봤다.최종장을 보는 내내 든 생각이 14권 내지는 17권까지만 봐도 충분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마지막 권에서 다시 툭툭 드립을 칠 때는 원래 느꼈던 재미가 아직 있었다.
- 이 작품을 보면서 아카사카 아카라는 작가를 알게 됐는데, 캐릭터를 깊이 있게 잘 구성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이 단순히 어떤 캐릭터가 고백받고 싶어서 투닥투닥하는 내용이 아니라, 각 등장인물에게 있는 열등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 등등 전체적으로 납득이 가게끔 짜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뒤로 갈수록 이야기 자체가 붕 떠버리기도 했고, 풀 것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놓고 안 끝내버리고 가기도 했지만.
- 굉장히 재밌게 본 작품이 좀 아쉽게 되었더라도, 끝난다는 사실 자체는 시원섭섭한 느낌도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나 전역(!)할 때의 감정이 어렴풋이 들었다.
헬크 (2.5)
- 원작을 잘 따라가지만, 작화가 너무 아쉽다. 뒤로 갈수록 작화는 더 중요해지는데.피위는 원작에서도 귀여운데 여기서도 귀엽다. 성우님이 나나치나 포치타 등등 귀여운 크리쳐들을 잘 소화하신 분인 만큼 피위도 잘 소화하셨다. 곤니찌와!
- 2쿨로 늘인 건 좋은 판단인데, 그래도 어중간한 시점에서 끝나는 건 어쩔 수 없다.
- 원작에서 눈물벨인 지점은 여기서도 눈물벨로 잘 뽑혔다. 원작에서 임팩트가 있었던 장면도 여기서도 임팩트가 있었다. 그런데도 작화가 더 좋았으면 하는 건 욕심일까 ㅜ
마무리
올해는 작품들을 많이 못 보고 있어서 작년에 리뷰를 남긴 작품들을 이렇게 정리를 한 번 해봤다.
올해에 보고 리뷰를 남긴 건
- 신세기 에반게리온 (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 진격의 거인 마지막 시즌
정도이며, 지금 보고 있는 건
- 장송의 프리렌
- 던전밥
정도다. 보고 있는 게 많이 없어서 라프텔 구독을 중지했는데, 얼른 현생을 건져낸 다음 다시 작품들을 많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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