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Anime

24년 2분기 일본 애니메이션 후기

Waltwaez 2024. 7. 24. 21:12

2024년 2분기에 감상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후기를 기록해둔다.

 

내 별점 기준은 아래와 같다. 전체 만점은 5점이다.

1회차 : 2.5부터는 재밌게 봤음. 3.5점 만점

2회차 이상 : 4.0에서 시작

 

이번 분기에서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앞에 ★ 표시를 해둔다.

 

이미지는 모두 왓챠피디아에서 긁어 왔다.

1. 늑대와 향신료 (1쿨까지 2.5)

로렌스랑 호로랑 꽁냥꽁냥거리는 것만 생각난다. 다른 것들이 설명이 안 된 게 아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상인인 만큼 상업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로렌스가 온갖 고초를 겪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억에 남는 건 로렌스-호로 간의 관계 뿐이다. 그런데 호로의 종족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 몰입 방지턱에 딱 걸린다.

 

이야기의 시작 부분이 인상깊었다. 농업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신앙이 쇠퇴하게 되고 호로가 결국 그 지역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작품의 전개는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받은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호로의 눈 색이 너무 이쁘다. 어떻게 저런 느낌을 낸 건지 궁금해진다.

 

지금까지는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았다기보다는 호로라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온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1쿨이 끝난 지금 시점에선 추천해줄 만하다인 2.5 정도인 것 같다.

2. 귀멸의 칼날 : 합동 강화 훈련편(2.0)

최종 국면은 기대된다. 작화는 여전히 모든 애니메이션을 합쳐도 원탑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내용의 반 이상을 쳐내도 뒷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투 장면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

 

이번 시즌에서 처음 와 소리 나온 건 7화 엔딩에서의 무잔의 등장 장면이다. 단순히 걸어오는 장면인데도 아주 묵직하게 나왔다.

 

8화도 볼 만 했다. 귀멸의 칼날이라는 작품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사람의 마음, 연대라는 불멸 vs 육체적인 불멸' 이라는 구도를 잘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우부야시키가 골골대는 것에 비해 너무 능력이 좋다, 주 집결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너무 아무 것도 없이 다음으로 넘어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자폭은 참신했다.

 

반대로 말하면 6화까지는 무표정하게 봤다. 기유의 이야기, 무이치로의 이야기가 특히 이상했는데 '이게 뭔가.. 수주는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런을 하는가... 얘네 일종의 군인 아닌가... 왜 훈련 빡세다며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종 국면이 기대된다고는 했지만 극장까지 가서 볼지는 모르겠다. 나한테는 귀칼이 반드시 봐야 한다는 작품은 아니라서, 나중에 OTT로 풀리면 볼 듯. 하지만 귀멸의 칼날이라는 IP가 흥행 보증수표인데다, 유포테이블인 만큼 얼마나 잘 나갈지, 얼마나 잘 뽑힐지가 궁금하기는 하다.

3. 던전밥(3.0)

초반에는 "담백하지만 그렇게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의 느낌으로 가다가, 어느새 계속 궁금해지는 작품이 되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인공 파티의 인물 개개인의 뒷배경도 하나씩 드러내는 방식으로 과감하지 않게 세계를 넓혀가는 게 매우 괜찮다.

 

던전 안을 탐험한다는 소재와 식사라는 소재를 섞었는데, 이게 작품 끝까지 계속 유지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일관성도 좋은 점.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정해놓고 그려나간다는 느낌을 특히 좋아한다.

 

개그의 타율도 갈수록 올라간다. 작화도 망가지는 곳이 없고, 불쾌감이 드는 곳도 딱히 없다. 넓은 육각형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센시가 넘어질 때마다 수상하게 팬티 부분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뭔가 웃겼다. 던전밥의 밥을 담당하는 이 작품의 독특한 개성이자 마스코트. 종족이 바뀌었을 때 꽃중년이 되는 것도 재밌었다.

 

초반에는 파린이 잡아먹힌 상황인데도 너무 천천히 내려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게 라이오스 사이코설과 연관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4. 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1.5)

매우 아쉽다. 특히 연출이 유치했다. 원작의 대책위원회를 플레이할 때는 "이 게임은 스토리 때문이라도 계속 붙잡고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 애니메이션으로 보니까 이렇게 유치한지 모르겠다.

 

액션도 너무 단조롭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캐릭터 대사 -> 총 발사 -> 적 다운"이 반복된다. "왜 얘네들이 이런 무력을 갖고 있는데 고민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원작의 연출도 비슷하긴 하다. "총 이펙트 -> 캐릭터 스프라이트 피격 이펙트 -> 캐릭터 스프라이트 흔들거리다가 철푸덕". 그러나 원작은 텍스트로 진행되며 싸움 장면을 일일이 묘사하기에는 너무 늘어지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동작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서 액션이 이렇게 나온 건 분명 아쉽다.

 

그래도 좋게 본 장면들이 있다.

- 1학년 호시노 : 왜 하나모리 유미리가 호시노였는지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과거의 호시노를 기대했던 것도 아니었고, 유메라는 캐릭터는 비교적 최근에 일본 서버에서 나왔기 때문에 여기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 나중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지나가듯이 나오는 장면들 : 원작 게임이 있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이런 팬서비스는 좋다.

- 오프닝, 엔딩 : 본편과 달리 오프닝, 엔딩의 퀄리티가 매우 좋았다. 오프닝에 나온 액션의 일부라도 본편에 나왔다면 평가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막 폰트를 보는 순간 대원이라서 쎄한 느낌이 든다. 대원은 원문을 살리기보다는 최대한 누그러뜨려서 자막을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오타쿠를 겨냥한 작품은 그냥 말 맛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츤데레 같은 말은 한국에서도 꽤 대중화가 된 말이라서 대부분 알아 들을 것 같은데, 츤만 남기고 데레는 쳐내는 번역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5. 유루캠 3기(3.0)

처음 PV가 공개되었을 때, 작화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약간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유루캠에 있었던 건 다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차분한 느낌, 귀여운 캐릭터와 분위기, 로케이션에 도착했을 때의 간접 경험하는 느낌 등등. 생각없이 평화롭고 싶을 때 틀어놓기 좋은 작품인 건 변함이 없었다.

 

앞머리가 자란 치아키, 에나의 비쥬얼이 떡상했다. 그래도 아오이가 제일 좋다. 이번 시즌은 우소야데~가 안 나온 것 같은데, 할머니가 사실상 우소야데~를 하고 있었던 것도 소소한 웃음 포인트였던 것 같다.

 

오프닝곡은 가사를 빠르게 뱉는 부분이 아쉬웠던 것 같다. 도입부의 바이올린 멜로디가 좋았다.

 

엔딩곡은 원래 사사키 에리가 부르는 걸로 기억했는데, 평소 오프닝을 부르던 아사카가 엔딩곡을 불렀고 사사키 에리는 작사/작곡으로 빠졌더라. 아무튼 So Precious가 본래의 유루캠 감성에 가까운 것 같다. 오프닝, 엔딩 영상은 둘 다 잘 뽑혔다.

6. 코노스바 3기(2.5)

지난 시즌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타율이 좋은 개그 만화. 결국 주연 4명의 티키타카가 가장 메인인데, 성우들이 여전한 게 가장 좋았다.

 

카즈마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카즈마가 "하이 카즈마데스"하는 부분이 계~속 나왔는데 이번 자막은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계속 잡아준다. 이런 세세한 자막도 좋았다.

 

어떤 이야기가 주어졌을 때 어떤 끝을 맞이할 지는 보이는데, 그 끝을 향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게 코노스바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의 끝부분 에피소드는 그런 점에선 살짝 아쉬웠다. 여태까지 느껴온 코노스바스러운 느낌은 아닌 다소 뻔한 전개였던 것 같음.

 

작화가 갈수록 뻔뻔해지는 느낌이 든다. '얘네는 원래 이랬으니까 괜찮다' 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너지는 거 아니냐'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후자 쪽으로 기울어진다. 작화가 괜찮은 곳들도 종종 보여서 일부러 이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다. 표정 작화만 조금 신경써서 냈으면 좋겠다.

7. ★걸즈 밴드 크라이(3.0)

(엔딩)이번 분기에서 가장 재밌게 봤다.

 

1화를 보기 시작한 날에 끝까지 다 봤다. 5명의 밴드 멤버 모두의 상처를 보여주기 때문에 작품 자체가 어두운 느낌이 있다. 이 어두운 부분을 강조하고, 여러 모로 성가신 니나 덕분에 "하고 싶은 말을 우리의 방식으로 무대에서 한다"는 롹의 정신이 확실히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다만 비중의 배분은 아쉬운데, 니나, 모모카, 스바루에 비해 토모나 루파는 덜 보여준 감이 있다. 특히 루파는 과거에 대한 언급 자체가 적고, 컷도 지나가는 식으로만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연출은 전체적으로 좋다. 무대 연출은 특히, 3D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전체가 3D인 것도 아니고, 2D도 군데군데 위화감 없이 섞였다. 특히 과거 회상 같은 경우는 2D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았다. 잊을 만하면 오그라드는 구간이 하나씩 나오는 점은 아쉬운 점. 특히 초반에는 급발진이 잦아서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든 구간도 있다.

 

공연 횟수에 비해 밴드의 성장 속도가 과하게 빠른 느낌이 있다. 아무리 모모카가 있다고 해도 인지도가 너무 빨리 올라가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벌써 사무소와 계약하고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고 있으니..

 

고민하는 지점이 가장 공감 갔던 캐릭터는 모모카였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이게 정말 잘 될까라는 두려움을 늘 품고 있고, 이전에 소속되었던 밴드가 방향성을 바꾸자 탈퇴했는데 그게 더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굳이 이전 밴드랑 붙이는 전개로 가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주인공과 절교한 친구가, 밴드를 탈퇴한 모모카의 대체자로 들어갔다는 전개를 쓰면서 말이다. 물론 마지막화를 보면 원래 모모카가 했던 음악은 사실 모두가 좋아했다라는 느낌으로 끝나긴 했지만..

 

봇치와 비교하면 이쪽은 '더 무거움, 멤버 간의 갈등도 서슴없이 나옴, 밴드로서의 성장 속도가 더 빠름, 무대 연출이 더 화려함' 정도가 특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멤버끼리 이해하는 정도는 이 작품이 훨씬 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서로의 속사정을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봇치는 원작의 내용이 있기 때문에 2기가 (제발) 있을 수 있겠는데, 걸밴크는 어떨까 궁금하다.

 

곡이 꽤 많이 나왔는데, 취향에 맞는 곡이 많지는 않았던 게 아쉽다. 키보드가 있는 밴드를 좋아하고, 무대 연출이 기깔났기에 더더욱 아쉽다. 밴드 음악임에도 가사를 랩처럼 부르는 곡을 별로 안 좋아한다. 11화 空白とカタルシス, 13화 運命の華 정도가 좋았다.

 

전문 성우가 아니라 뮤지션들을 데려다가 성우를 시킨 작품이다. 그래서 연기력이 아쉬운 지점도 있고 목소리만 들으면 어떤 캐릭터가 말하고 있는지 구분이 안 가는 지점도 있다. 그런 점에서는 니나 성우가 보여준 연기력은 놀라웠다.

 

8. 괴수 8호(3.0)

주인공이 둥글둥글한 성격이고, 좋은 말도 엄청 많이 나오고, 작화도 좋다. 개그도 엄근진하지 않게 볼 수 있고 타율이 높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초반에 받았던 신선한 느낌은 줄고 어디선가 한번쯤 본 듯한, 이런저런 작품이 생각나는 전개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게 작품의 좋았던 인상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주인공이 속한 부대에 비호감인 캐릭터가 없는 것도 좋다. 초반의 시노미야 키코루 정도가 떠오르는데, 그것도 정말 아주 잠깐이다.

 

장관 본인이 직접 8호를 처분하려는 장면도 인상깊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군인보다도 전사 같은 느낌을 받은 캐릭터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엔딩곡이 좋다.

 

등장인물의 숫자에 비해서 제대로 사연이 소개된 캐릭터가 별로 없다는 게 그나마 아쉬운 점인 것 같다.

9. 다음 분기에 볼 듯

3분기에 볼 계획인 작품들이다. 이번 분기의 다크호스였던 걸밴크처럼 추가될 작품도 있겠지만.

 

늑대와 향신료 2쿨

최애의 아이 2기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