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Game

쓰르라미 다시 정주행하기 - 오니카쿠시

Waltwaez 2024. 7. 24. 20:47

 

가장 좋아하는 쓰르라미 BGM 중 하나인 オレンジ色の時. 케이-레나-미온의 귀갓길이 떠오르는 BGM이라 좋아한다. 그리운 느낌도 있고.

 

1. 시작 전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는데, 소위 말하는 서브컬쳐를 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처음 그런 작품을 접한 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였고, 할로우 아타락시아도 바로 달렸고 월희나 가월십야 등 타입문의 작품들을 쭉 달렸다. (타입문의 작품들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타입문 특유의 고유명사가 쉽지 않더라.)

 

그렇게 접한 작품 중 가장 빠졌던 작품이 "쓰르라미 울 적에"였다. 콘솔판 스탠딩 일러스트가 들어간 동인판으로 플레이했다. 당시엔 캐릭터송까지도 듣기도 했고, 아직도 일본 여행을 가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시라카와고이기도 하다.

왜 쓰르라미를 좋아했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캐릭터 하나하나의 뒷 이야기들이 밝혀지는 구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에 본 카구야도 그런 식으로 캐릭터 하나하나를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봤을 때, 후반부 챕터들에서는 다소 긴장감이 풀리고 유치하게 해결된다는 단점도 보이지만, 그래도 쓰르라미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이런 걸 보면 구성이 탄탄해서 명작 소리를 듣는 것과 개인의 최애 작품이 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가고 덕질이라는 걸 잊고 살다가 2020년대에 들어서 다시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트위치 코리아가 살아 있었던 시절부터 쓰르라미가 종종 보이는 걸 보면서, 2000년대 초중반에 나온 작품이 아직도 먹힘에 놀랐다. 또, 그 때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서 스팀에서 구매해서 달렸던 적이 있다. 근데 츠미호로보시까지 마치고 미나고로시에서 더 이상 진도를 못 빼서 그만뒀는데, 이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업졸도 보긴 했는데.. 쓰읍.

 

한패에 참여하신 분들 수고하셨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스포 주의

2. 후기

2.1. 와타나가시 당일까지

1. 이런 학창시절을 다룬 작품들을 볼 때, 내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서 성적과 관련해 너무 전투적으로 살아오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항상 든다. 오니카쿠시에서도 케이이치가 언급하는 내용이 마침 있다. '근처 친구들은 내신과 편차를 놓고 싸우는 경쟁자였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딱 중학교부터의 근처 친구들에 대한 머릿속 한켠에 있는 내 생각이었기도 하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주체적으로 조금 더 풍성하게 살기는 어려운 것 같다. 평일에는 학교 학원 학교 학원, 주말에는 학원이었으니.

 

2. 한편으로는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도 든다. 맨 처음에 쓰르라미를 입문할 때는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인지 이 부분이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는데 유독 거슬리는 느낌? 또, 사토코의 함정은 압정을 배치했다는 묘사를 보면 지나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 토미타케의 "한쪽 팔 못 찾았다지?"부터 시작해서 레나가 "몰라"라고 거절할 때의 위화감까지, 평온한 일상 속에 찝찝하라고 떡밥을 하나씩 흘리고 다닌다.

 

2.2. 와타나가시 다음 날부터 결말까지

그러다가 와타나가시 당일의 히나미자와에 대한 오싹해지는 썰을 흘려넣기 시작하고, 토미타케가 사망하고, 학교에 오오이시가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쓰르라미가 시작된다.

 

5년차의 와타나가시가 1983년 6월 19일 일요일이다. 그 다음부터는 날짜와 발생한 일을 적어가며 플레이했다. 오니카쿠시는 6월 25일 토요일에 끝난다. 다른 챕터에서는 그 이전부터 기록을 시작할 것 같다.

 

1. 오오이시의 방문 + 케이이치가 이전부터 의식했던 "친구들이 나에게 마을의 어두운 면을 숨기려는 모습" -> 의심병이 도지기 시작한다. 사실 굳이 어두운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없음에도 케이이치는 유독 이런 것에 섭섭해한다.

이런 거

물론 츠미호로보시 즈음에서 "친구끼리 모든 것을 꼭 공유할 필요는 없다"라는 말도 나오지만.

 

2. 오니카쿠시는 케이이치가 도지기 시작하면서 어디가 있던 일이고 어디가 착각한 부분인지 해석하기 애매하거나 장면 자체가 어색한 지점이 있어보였다.

- Tips 중, 레나와 미온이 대화하는 장면. 오오이시 - 케이이치의 대화를 알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의 웃음이 이해가 안 갔다.

- 레나가 케이이치를 추격하기 시작하기 시작해서 케이이치가 제압당하기까지. 케이이치의 묘사 중 "나는 뛰고 쟤는 걷는데 왜 거리가 안 벌어지지?"라는 부분. 제압당한 뒤 집에서 눈을 뜨는 건 의외로 레나의 설명이 있었다.

- 전반적으로 농담의 타이밍이 이상하다. 케이이치의 시점을 떠나서, 얘가 무서워하거나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일텐데

-- 굳이 '돈코츠 컵라멘' 같은 장난을 친 것(손이 문틈에 끼인 건 실제니까) 실제로 '장난'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 병문안 중 토미타케에게 했던 장난을 케이이치에게 굳이 다시 하려 한 것(마지막의 주사기 장면) 등등.

 

우소다! 는 규일이의 착각이 아니라 레나가 진짜 빡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초기이기도 했고.

 

3. 이전에 오니카쿠시를 했을 때는 레나가 엄청 불쌍했었다. 케이이치가 갑자기 미쳐가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끔살당하는 결말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마지막 날에 레나가 케이이치를 따라가는 장면은 레나가 도끼를 들거나 위협적으로 대하는 장면 자체가 케이이치의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케이이치에게 없는 정보를 레나가 말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약간 애매해지는 느낌이 있다.

 

4. 결과적으로 대략적인 진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정주행해도 재밌게 봤다. 오히려 "왜 이런 장면이 있는 거지?"라는 장면들도 곳곳에 있어서 여전히 의아한 게 남은 상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