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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르라미 다시 정주행하기 - 히마츠부시

Waltwaez 2024. 7. 24. 20:53

음-후-후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확실히 플레이타임이 짧다. 7시간 정도 걸렸다.

다시 정주행하는 것인 만큼, 스포일러는 쓰르라미의 이야기 전체, 업졸까지도 포함할 수  있음을 주의!

 

스포 주의

1. 후기

히마츠부시 편은 문제편의 시점인 1983년에서 5년 전인, 1978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 전체적인 문제편의 관점에서 보면, 히마츠부시 편은 댐 전쟁 당시의 히나미자와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1) "미온이 정말 그 정도로 과격했거나 단호한 인물인가?" 싶은 부분도, 댐 감독의 말이나 소노자키 본가의 회의에서의 장면을 보면 부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나온다. 촌장을 몰아붙이는 모습이 대표적임.

2) 오오이시의 대사 중에는 "소노자키 가문에 나쁜 소문이 끊기지 않지만, 원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나온다. 나중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이지만.. 1년차에 아재가 끔찍하게 죽으면서 오오이시도 소노자키 가문을 의심하고 척을 지게 된다.

3) 마을 사람들이 외부인에 배타적인 것 같으면서도 축제(사실상 술잔치) 장면을 보면 또 마냥 그렇지 않은 것도 볼 수 있다. 아카사카도 그들을 대하면서 '이들 중에는 내 정체를 아는 사람도 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적개심 같은 걸 느끼지는 못했고, 노인들이 도쿄 생활 얘기를 물어봤다고 하니까.

한편으로는 약속 장소였던 정거장에 내리니까 버스에 탄 마을 사람들이 본인을 응시하는, 다소 이상한 장면도 있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든다. 작중에서도 언급되듯 서로 얼굴을 다 아는 곳에서 낯선 외지인이 아무도 내리지 않는 곳에 내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 상황에서 쫄지 않을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2. 리카가 아카사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은 '이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시끄럽다느니 겁쟁이라느니. 그나마 수많은 루프를 반복하면서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기대감을 어느 정도 버린 모습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 치고는 죽기 싫은 이유를 너무 애절하게 설명한 것 같다. 이런 건 리카가 루프를 반복했더라도 어린 나이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은 아닐까?

 

3. 이야기를 다 마치고 나오는 후일담은 문제편에만 나오는 걸로 기억한다. 후일담도 더빙이 되어 있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라서 재미가 있는데, 이제부터는 다소 아쉬울 예정. 용기사의 코멘트만으로는 뭔가 심심하다.

 

4. 후일담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해답이라는 것은 슬프다. 밝혀진 사실에 따라 지금까지의 가능성과 상상이 급격히 줄어드는 슬픈 힘이 있다.

 

특히 이런 미스터리나 서스펜스물 같은 장르에서, "미지"가 주는 긴장감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한창 알바하던 시절에 본 라이트아웃이나 컨저링2 같은 공포영화를 생각해보면 중반까지는 엄청 쫄리다가 후반에 가서 그 귀신의 정체 같은 걸 설명하거나 귀신의 모습이 대놓고 나오기 시작하고 나서는 급격히 재미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미지의 영역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면서 상상할 여지를 없애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일례로 만화를 굳이 연속적인 컷으로 그리지 않는 이유는 그 중간 동작을 우리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서 더 재밌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설 등의 텍스트가 영상화됐을 때도 생각보다 별로라는 얘기가 많은 것도 우리 뇌로 그렸던 장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지금은 이전에 했던 걸 플레이하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이 많이 없다. 그러나 내용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즐기는, 또다른 재미로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완전 처음에도 쓰르라미를 좋아했던 이유는 사건의 진상보다는 각 캐릭터의 탄탄한 설정이 있기도 했고.

 

5. 저 후일담의 시작 부분에 오오이시 바로 다음에 리카가 "음-후-후-"를 치는데 이거 완전 귀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