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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 트릭컬 복귀 및 이벤트 후기 - 파티에는 축복과 위로를

Waltwaez 2024. 12. 20. 14:19

트릭컬을 알게 된 계기와 1차 접음

트릭컬이란 게임을 알게 된 건 2023 플레이엑스포였다.


부스를 직접 보지는 않았다. 당시엔 트릭컬에 큰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한 번 망하고 부활하는 점, 대표님이 집을 걸고 회사를 운영한다는 썰도 바이럴 의심받다가 
인증을 진짜 해버려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 같다.
이외에도 대놓고 "귀여움"으로 어필하는 스타일의 게임도 없었기에 개성도 굉장히 뚜렷한 편이다.

유저 입장에서 게임의 개발진이나 운영진을 보면
거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들은 커뮤니티 감성의 친근한 느낌의 행보를 보여주는 것도 참신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데, 이벤트 스토리 멜트다운 버터가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 떴고
스토리가 너무 귀엽고 웃겨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던 것 같다.
실제로 게임의 골 때리면서도 진지한 일면을 숨긴 스토리라든가, 곳곳에 보이는 패러디 요소들이 재밌었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메인 컨텐츠의 진행이 막히는 시점이 찾아오고
여기서 1차적으로 접는 경우가 많았다. 트릭컬도 이 타이밍에서 접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캐릭터를 뽑기로 뽑는데, 
'보드'라는 육성 시스템 중 특정 보드는 모든 캐릭터에게 적용되는 구조인데
이게 너무 악질적이지 않은가 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 같다.
심지어 캐릭터를 뽑더라도, 보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재화인 
보라색이나 황금색 크레파스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니었으니.

개인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게임을 하고 모든 캐릭터 수집이 목표가 아님에도
저런 의견들에 공감이 갔었다. 그리고 내 육성 상태가 막힌 상황이기도 했으니까.

접을 때 이벤트 스토리는 슈팡이 뻐큐날리던 스토리였다.

복귀 및 이벤트 진행과 후기

유튜브 알고리즘에 트릭컬 소식이 드문드문 올라오기는 했다.

메인 스토리 풀더빙이나 스토리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 등
퀄리티나 게임의 인상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정말 우선순위가 높은가 하면 살짝 아리송할 수 있는 부분들에
적극적으로 재투자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주년 방송도 명성이 자자해서 봤는데, 위험한 초대를 패러디할 생각을 했다는 게 미쳤다.
다른 회사에서는 웬만해서는 정말 보기 힘들 아이디어.
나오는 개발진부터 대표, 부대표, PD라는 최상위 포지션들...

이외에도 유튜브에는 트릭컬의 이벤트 스토리를 올리거나 실황을 하는 분들이 계셔서 종종 보고는 하는데,
빛나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라도 
라는 이벤트 스토리가 복귀에 가장 결정적이지 않았나 싶다. 
열등감을 가진 두 캐릭터의 이야기인데 울컥한 지점이 많았음. 직접 보는 걸 추천한다.

복귀한 시점의 이벤트 스토리는 리온이 등장한 유죄! 히어로 저지먼트 데이 였다. 
소소하게 세계관을 즐길 수 있는 스토리여서 재밌게 봤다.
신규 캐릭터인 리온의 디자인도 완성도 높고 깔끔하게 잘 뽑혔다는 인상이었다.

그리고 어제 새로운 이벤트 스토리가 업데이트되어서 정주행해봤다.


이벤트 스토리 1장을 읽은 직후의 이벤트 메인 화면이다. 
트릭컬의 "그 슬픈 브금"이 흘러나오고, 대놓고 허전한 느낌이 강해서 
스토리를 진행하면 메인 페이지가 바뀌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어서 스샷으로 남겨놨다.

순한 맛 스테이지를 다 밀었을 때는 이렇게 바뀌어 있더라. 
위 사진과 함께 랜덤인건지 스테이지를 밀어서 변한 건지는 몰?루

이벤트 스토리는 큰 줄기로 따지면

- 순수한 캐릭터인 오팔이 책을 잘못 읽고
- 파티를 열고 일꾼 선배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받는 입장에서는 맥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선물이어서 파티가 엎어짐
- 교주와 함께 일일이 찾아가서 사과하고 다시 초대함. 이 과정에서 선배들의 사정을 보고, 선배들을 위한 언행을 함
- 마음이 움직인 선배들이 파티에 다시 감. 
- 오팔이 준비한 선물들을 깨뜨리는 실수를 다시 하지만, 선배들은 선물 받으러 온 게 아니라 너랑 친구가 되려고 온 것이라며 위로하고 함께 파티를 준비함.

대충 이런 내용이다. 이번 스토리는 엄청 감동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소소하게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다. 정석적인 이야기라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찡했던 부분은 이런 것이다. 선배님들의 사연은 아래와 같다.
리스티 - 하고 싶은 해커 대신, 현실과 타협을 봐서 다른 분야의 인턴으로 들어갔는데 그나마도 짤림.
레비 - 마녀가 되고 싶지만, 아직 정식 마녀가 되진 못한 상태. 출소해서 알바를 뛰다가 진상 고객을 마주한다.
에슈르 - 빵집이 흑자가 나니까 이상하게 원래 하고 싶었던 마법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음.

트릭컬 스토리에서 진지한 면들을 다룰 때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감정적으로 와닿는 것들이 많다.
위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언급했던 이벤트 스토리에서도 열등감, 수십 년 간의 노력으로도 깰 수 없는 간극, 처음부터 가졌던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인식의 차이 같은 게 나왔고
여기서도 되고 싶은 게 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좌절감이나 번아웃 등이 나왔다.
이런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세계관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걸 보면 스토리 팀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이벤트 스토리를 다 보고 나면 아래처럼 바뀌며


에슈르의 말처럼 물건 옮기는 걸 도와주면 아래처럼 배경화면이 바뀐다. 귀엽다.


윤곽선 쳐진 음식이나 풍선을 클릭하면 또 뭘 주더라.



이외에도 인상깊었던 컷들

섬뜩
귀엽


저번 리온에 이어서 이번 오팔도 캐릭터 디자인이 굉장히 잘 뽑혔다.

마무리

왜 어떤 스토리는 리뷰를 안 남기고, 다른 건 리뷰를 남길까?


글을 쓰는 건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말이다.
돌이켜보면, 결국 감정을 건드렸는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을 건드렸더라도, 글로 남기고 싶을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다.

이번엔 그러고 싶었던 것 뿐인 듯.

 

이벤트 메인화면에서 아래 짤들을 보고 위 짤을 다시 보면
트릭컬 캐릭터들은 웃고 있는 게 좋다. 귀여워서 더 그런 생각이 든다.